반려동물 입양 전 체크리스트!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준비가 되셨나요?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혹은 아이의 정서 발달을 위해서,
또는 동물을 사랑해서 등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한 생명을 반려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수고로움이 따른다는 것은 분명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기 전 꼭 고려해야 할 것들을 가볍게 지나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참혹하다. 방치는 기본이고, 심하면 파양과 학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일인만큼 반려동물 입양 전 꼭 확인해야 할 체크 리스트를 필자 경험에 비춰 살펴봤다.

WRITER 이은지

반려동물의 입양 목적

반려동물을 들이는 목적을 스스로에게 묻는 것은 입양 전 확인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하는 질문이다. 그렇다고 외로워서 입양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단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만 입양을 한다면 곤란하다. 자신이 외로워 입양을 하는 만큼, 반려동물 역시 외롭지 않게 해줘야 하며, 처음 목적이 외로움이었을지라도 평생을 보살펴주고 안락한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다짐이 병행된다면 상관없다. 사실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한 ‘왜’는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가 사라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보호자들은 알 것이다. 어느 순간 처음 목적보다는 이 작고 소중한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 스스로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왜’라는 이유를 물음과 동시에 내가 한 생명을 평생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반려견의 산책, 반려묘의 사냥놀이

반려견의 경우 산책이 필수이고, 반려묘의 경우 사냥놀이가 필수다. 최소 매일 하루에 한시간을 오로지 반려동물에게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반려동물을 돌보는 시간이 아닌, 산책과 사냥놀이를 하는 것만 해당된다. 이정도의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반려동물을 입양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반려견이 산책을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행동들이 정말 다양하다. 많은 수의사와 반려동물 훈련사들이 산책을 강조하고, 또 많은 문제 행동들을 산책으로 해결하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접했을 것이다.

반려견에게 산책이 중요하다면, 반려묘에게는 사냥놀이가 중요하다. 한 번에 10분에서 15분, 하루에 3번 정도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사냥놀이다. 고양이는 사냥놀이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야생에서 느껴야 할 만족감을 느낀다. 사냥놀이를 한 후 그루밍을 하고, 잠을 자는 루틴은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하루의 일과다. 고양이 역시 사냥놀이가 부족할 때 잠을 자지 않고, 과도하게 울고, 우울증에 걸리는 등 문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다. 추가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반려묘는 적당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고양이 한 마리에게 필요한 공간은 7평 이상이라는 의견이 많다. 집이 조금 좁다면 캣타워를 활용해 수직 공간을 늘려주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반려동물의 털 날림

반려동물의 털 날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강아지, 혹은 고양이 빗질을 했더니 한 마리가 더 생겼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반려동물 보호자는 이것이 우스갯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개의 경우 털 날림이 덜한 종이 있기도 하고, 털갈이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그래도 털 날림은 무시할 수 없다. 고양이는 더욱 심하다. 털이 빠지지 않는 고양이는 없다. 필자가 처음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서 “고양이의 털갈이는 언제 인가요?”라고 질문을 했을 때 수의사의 답변이 잊히지 않는다. 당시 수의사는 “고양이는 털이 많이 빠지는 시기와 아주 많이 빠지는 시기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양이는 1년 내내 털갈이는 하는 느낌이다. 아깽이 시절, 털이 별로 날리지 않아서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성묘가 된 후 털 날림을 겪은 현재의 내가 비웃고 있다.

추가로 반려동물을 들이기 전 알레르기 검사를 받는 것도 추천한다. 사전에 강아지와 고양이 알레르기 유무를 알 수 있다. 현재 필자는 고양이를 반려 중이고, 나중에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는, 종종 약을 먹으며 반려 중이다.

반려동물 소음

반려동물은 인형이 아니다.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이니 당연히 생활소음이 발생한다. 반려견의 경우 짖는 소음, 반려묘의 경우 우는 소음은 기본이고, 공동주택에서 대형견을 키울 경우 뛰어다니는 소음이 아래층에 전달돼 층간소음의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현재 필자가 살고 있는 건물은 총 다섯 세대가 살고 있는데, 그중 세 세대는 반려견과, 한 세대(필자)는 반려묘와 함께 살고 있다. 당연히 소음이 있다. 비교적 조용한 고양이 역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울기를 반복하고, 새벽에 괴성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일명 ‘우다다’를 하기도 한다. 물론 반려견과 함께 사는 세대 역시 개 짖음 소음이 상당히 큰 편이다. 우리 건물 경우 다들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인지가 되어 있는 상태라 이런 소음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민원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이렇게 운 좋은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의 동생의 경우 소형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짖음 문제로 옆 집은 물론이고 윗집과 아랫집까지 수 없는 민원을 제기했다.

우리집 강아지, 고양이의 소음이 보호자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이웃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보호자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소음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공동주택에서는 다른 세대들에게 반려동물을 키워도 된다는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이런 상황을 고려해 입양을 결정하도록 하자.

보호자의 경제력

보호자의 경제력은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때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 생긴다. 단순한 사료값이 아니라 아주 소소하고 자잘한 것이 많이 필요하다. ‘육아는 장비빨’이라는 이야기는 반려동물에게도 적용된다.

보다 질 좋은 사료와 질 좋은 간식, 기본적인 예방접종과 검진비가 든다. 양치질을 거부하는 반려동물의 경우 비용이 추가된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매달 30만원의 비용을 반려동물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경제력이 됐을 때 입양을 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다. 이것은 반려동물이 기본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비용이다.

반려동물이 건강하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한번 크게 아파 입원이라도 하게 된다면 수백만원의 돈이 들어가기도 한다. 만약 반려동물이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수백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상관없이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자, 가장 냉정하게 스스로를 살펴봐야 할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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