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캣맘을 마주친다면
[사례] 동물보호단체의
캣맘 살해 협박범 고발
지난 1월 말, 동물권 보호단체 ‘카라’는 고양이를 돌보는 일명 ‘캣맘’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사람을 찾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은 카라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알렸으며, 협박범에 대해 ‘협박 및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 마포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음을 공식화했다. 사건은 2021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라에 따르면 협박범은 캣맘 A씨에게 처음 협박 편지를 보낸 뒤 길고양이 학대 정황과 살해 협박 등이 담긴 편지를 수차례 보냈다. 카라가 공개한 협박범의 편지 일부를 보면 ‘도둑 고양이 밥에 빙초산과 살충제를 넣었다’, ‘(길고양이) 세 마리를 죽였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캣맘 A씨에게는 ‘동물 학대라고 민원 넣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목부터 찌르겠다’, ‘이미 흉기 구매 완료’ 등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카라에 도움을 청했고, 카라의 경찰 고발로 이어졌다.
WRITER 이은지(heymari EDITOR in CHEIF)
에 대한 혐오가 캣맘에 대한 혐오로 이어지고, 그 수위는 날로 높아만 지고 있습니다. 캣맘이란,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에게 사료와 물을 챙겨주는 여성을 뜻하는 신조어입니다. 남성의 경우엔 ‘캣대디’라고 부릅니다. 사실 캣맘과 주민들의 갈등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닙니다. 길고양이로 인한 소음, 쓰레기 문제 등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반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썩 달가운 존재가 아닌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맘을 좋아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과연 캣맘으로 인해 동네에 길고양이가 더 많아지고 더욱 불편 해지며, 동네가 더욱 더러워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캣맘은 그저 길고양이들의 사료만 챙겨주는 존재는 아니니까요.
‘TNR’이라고 들어보셨나요? Trap-Neuter-Return의 약자로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인도적인 방법으로 포획해 중성화 수술 후 원래 포획한 장소로 풀어주는 활동입니다. TNR을 통해 동네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조절하고 발정기의 소음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과 길고양이가 공존하는 방법 중 하나죠. 캣맘 중 일부는 이런 TNR를 적극적으로 도와 길고양이가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기도 합니다. 또 정해진 길고양이 급식소가 있는 경우 고양이들은 해당 급식소에서 사료를 섭취해 쓰레기를 찢어 놓는 행위를 하지 않죠. 이미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길고양이를 없애는 방법 보다는 사람의 적절한 개입으로 관리를 하는 것이 길고양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요?
여전히 캣맘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은 진행 중입니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당연히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길고양이 역시 생명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조금만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준다면, 극단적인 혐오와 분쟁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