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ous Movie Star Dogs 댕댕이 스타 #05
Writer 퍼피 유니버스 대표 이경희
몽골에서는 댕댕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되면 나중에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믿음이 있다 합니다. 영화 <레이싱 인 더 레인> (The art of racing in the rain)은 나이 많은 댕댕이 ‘엔조(Enzo)’가 이 이야기를 하며 시작이 되어요.영화 제목만 보면 ‘빗속의 아름다운 경주’로 해석되기 때문에 마치 자동차 경주에 대한 영화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반려견과 보호자의 끈끈한 유대감과 함께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반려동물 영화랍니다.

영화는 카레이서인 데니와 그의 반려견 엔조가 만나 함께 살아가며 겪는 삶에 대한 이야기예요.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어여쁜 딸을 낳아 행복했던 데니에게 시련이 찾아오지만, 반려견 엔조는 그의 시련을 함께 극복하며 끝까지 곁에 있어주죠.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는 첫 장면의 나레이션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놀라운 반전이 있답니다.
동명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의 작가 가스 스타인은 자동차 경주 드라이버이면서 영화 제작자예요. 그래서 주인공 데니의 직업도 자동차 경주 드라이버이고, 댕댕이 이름 또한 유명한 레이싱 카를 만든 ‘엔조 페라리 (Enzo Ferrari)’의 이름을 따 엔조라고 불리죠. 작가가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할 때 댕댕이 이름은 엔조가 아닌 또 다른 자동차 경주 드라이버 ‘후안 파블로 몬토야 (Juan Pablo Montoya)’라는 다소 긴 이름이었다고 해요. 그러다 작가의 아내가 엔조라는 이름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이 멋진 선택은 영화에서 데니와 엔조가 ‘1958 페라리 250 테스타 로사’를 같이 타고 드라이브하는 장면으로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답니다.
영화는 전적으로 댕댕이 ‘엔조’ 시점으로 이뤄져 있어요. 그리고 엔조의 나레이션은 멋진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맡았는데 그의 쉰듯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는 엔조 역을 맡은 골든 리트리버한테 딱 맞는 목소리인거 같아요. 엔조 역은 파커라는 2살짜리 댕댕이와 버틀러라는 9살짜리 댕댕이가 주로 맡아서 연기했습니다. 그 중 파커는 주인공 데니 역을 맡은 배우와 케미가 너무 좋아서 영화 촬영이 끝난 후에 배우가 파커를 입양하길 원했지만 아쉽게도 이미 보호자가 있어서 무산됐습니다.
리트리버라는 견종은 공혈견 (헌혈견) 뿐만 아니라 특수 목적견으로 활약을 많이 하는 댕댕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 속 엔조 역은 리트리버가 잘 어울렸던 거 같아요. 엔조는 누구보다도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위험에 처해있을 때 도움을 주는 훌륭한 가족이며 최고로 좋은 친구거든요. 그래서 데니는 엔조한테 “You’ve been a good friend. A very good friend (넌 정말 좋은 친구였어).” 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죠. 아마 많은 보호자들이 곁에 있던 댕댕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 똑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댕댕이가 곁에 있을 때 자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앞을 향해 전진하는 우리 인생에서 댕댕이는 조수석에 같이 탄 소중한 친구이자 가족이잖아요. 댕댕이는 못 알아듣는 표정을 짓지만 다 알아듣는답니다. 함께 인생을 드라이브하는 동안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 이미지 제공 IMDb (www.imd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