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의 중성화 수술

독일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Tierheim)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어떻게 할까요?

출처 동그람이

독일에서 중성화 수술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독일에서는 중성화 수술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독일의 유기동물 보호소 티어하임에서는 중성화 수술을 전혀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예외 조건이 있기 때문이죠. 중성화 수술 금지에 대한 예외 경우는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티어하임에서의 중성화 수술 여부는 보통 각 티어하임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릅니다.

첫째로 중성화 수술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고 대부분의 경우 수술을 시키는 티어하임이 있어요. 티어하임에는 많은 수의 동물이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성별 구분 없이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러한 환경이 앞에서 언급한 중성화 금지 예외 사항 중 ‘통제되지 않는 번식 방지와 사육상의 이유’에 해당된다고 보고 중성화를 진행하는 것이죠. 예전에는 이처럼 동물보호를 이유로 티어하임으로 들어오는 개를 모두 중성화하고, 중성화한 개만 분양하는 티어하임이 많았어요. 티어하임에서 개를 입양하는 사람이 무조건 중성화를 하도록 계약서에 명시한 티어하임도 있었죠. 그런데 1996년 라인란트 팔츠(Rheinland-Pfalz) 주의 알차이(Alzey) 고등법원에서는 티어하임에서 동물입양시 입양계약서에 중성화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된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답니다. 한 반려인이 티어하임에서 입양한 반려견에 대한 중성화 수술의 계약상 의무를 거부한 것이죠. 법원은 ‘이 반려견에게 중성화를 해야 할 수의학적 이유가 없으므로 반려견을 중성화 수술 시킬 필요가 없고, 입양계약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는 판결을 냈어요. 독일 동물보호법 1조에는 ‘그 누구도 합리적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 괴로움 또는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라고 적혀 있는데, 건강한 개를 무조건 중성화 하는 것은 수술에 따르는 고통에 대한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으므로 동물보호법 위반이라는 것이죠. 중성화 수술은 각 개의 조건이나 상황에 따라서 필요한지가 먼저 판단되어야지, 티어하임에서 개를 입양하는 모두에게 무조건 중성화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랍니다.

현재는 동물보호법을 엄격하게 따라 수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중성화 수술을 시행하는 티어하임도 존재해요. 원치 않는 번식,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티어하임에 머무는 동물들에 대해 꾸준한 행동적 관찰과 관리를 하면 된다는 입장이죠. 또한 수술적 중성화가 아니라 화학적인 중성화로 원치 않는 번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랍니다. 또, 과하게 성적인 행동을 보이는 개만 수의사의 권고에 따라 중성화 하는 티어하임,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개만 중성화 하는 티어하임도 있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독일의 반려동물 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한국은 유기되는 개나 떠돌이 개가 많기 때문에 보통 동물보호소로 들어온 개는 기본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입양하려는 보호자에게 중성화 수술을 하겠다는 서약을 받거나 미리 중성화 수술 비용을 받고 수술한 뒤에 분양을 하곤 해요. 하지만 독일에는 반려견 의무 등록 의무 때문에 반려견 유기가 적고, 떠돌이 개 문제가 없어서 같은 이유로 중성화 수술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래서 여러 티어하임이 각각의 기준에 맞게 중성화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고양이의 경우는 어떨까요? 개와는 달리 티어하임에 들어온 고양이는 전부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해요. 이는 외출하는 반려묘가 길고양이 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에요.

독일에서는 많은 반려묘 집사들이 자신의 반려묘가 외출하도록 드나들 수 있는 작은 문을 만들어 줍니다. 높은 곳에는 사다리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외출하는 반려묘가 길고양이와 번식을 하는 경우가 자연스레 생기기도 하죠. 이 때문에 독일에서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길고양이를 일일이 잡아들여 중성화 하는 것 보다는 외출하는 반려묘를 중성화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얘기해요. 고양이는 잦은 번식으로 많은 수의 새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자칫 길고양이 개체 수가 통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현재 200만 마리 정도로 추정되는 독일의 길고양이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주에서 반려묘 중성화를 의무로 채택하고 있어요. 반려묘를 외출하게 두면서 연결되는 사회적 문제를 반려인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죠. 고양이의 중성화는 중성화 금지 예외 중 통제되지 않은 번식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 해당한답니다.

그런데 외출하지 않는 고양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모든 반려묘를 중성화 하도록 한 것일까요? 이것은 사육상의 이유 때문이에요. 중성화 되지 않은 수컷 고양이는 소변 냄새가 많이 나요. 그리고 암수 모두 일명 ‘스프레이’라고 하는 소변으로 영역을 표시하는 행동을 계속 해요. 또 발정기가 되면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많이 내서 이웃들과의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죠. 발정기는 고양이에게도 큰 스트레스를 주고, 예민해진 고양이는 가출을 하기도 해요. 이러한 발정기로 인한 사육상의 불편함을 줄이고 생식기 관련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해요.

티어하임에서 개와 고양이의 중성화를 다루는 방향이 완전히 다른 것이 인상적이죠? 이 배경에는 독일에는 떠돌이 개 문제가 없는 것, 외출하는 반려묘가 길고양이 문제와 연결된 것 등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유가 있어요. 결국 중성화 수술을 할지 말지는 개인의 결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배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면 반려인으로서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고, 반려동물과 관련된 결정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함을 의미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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