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반려동물을 영원히 기억하는 방법
[hey, art!]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인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술인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는 당신, 반려동물에게 영감을 받아 인형을 만드는 여러분들이 바로 [hey, art!]의 주인공입니다.
반려동물을 양모로 표현하는 이은경 작가



안녕하세요, 저는 반려동물을 양모로 표현하는 작가 이은경입니다.
양모 펠트, 니들 펠트 라는 공예가 생소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양모 펠트란 양의 털(양모섬유)을 특수바늘로 마찰을 일으켜 마치 조각하듯이 작업하여 표현하는 예술작품입니다.
저는 첫 반려견 아롱이와 14년을 함께 하면서, 아이가 소풍을 떠나기 전에, 우리 아이를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도록 인형이라도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양모 펠트 공예를 시작하여, 어느덧 7년째 ‘고마워펫’이라는 양모 펠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양모 작가가 되었습니다. 양모 펠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저희 진, 달래(말티즈) 아이들과 함께 지내다 재작년 암 판정을 받아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도 저희 막내 달래 덕분에 우연히 검사를 받게 되어서 병을 빨리 발견할 수 있었고 달래가 저를 구해준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프게 되면서 저희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위로와 힘을 받고 있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저희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사랑하게 되었고, 이 일을 놓지 않고 지금도 꾸준히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반려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너무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이 일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고 자부심을 느낍니다. 양모 펠트는 털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표현하기에는 가장 좋은 공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록하는 어떤 방법보다도, 양모 펠트는 소중한 순간의 모습을 비슷한 형태로, 또 입체적인 모형으로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게 가장 특별한 점입니다. 또 작업 공방에 반려아이들과 같이 출퇴근한다는 점도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로서 가장 행운이라고 느끼는 부분입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주문 제작이나 클래스 수업 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를 양모 인형으로 만들고자 하시는 분이 많이 늘었습니다. 제가 클래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아이가 소풍을 떠난 지 얼마 안 된 분이 수강생으로 온 적이 있는데, 우연히도 같은 견종의 아이를 키우는 분이라 감정도 같이 나눌 수 있었고 안타까움에 함께 울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5살이었던 아이가 20살이 되어 작년에 소풍을 떠나고 나니, 반려동물의 가장 예쁜 순간을 남기는 일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주문받은 아이를 작업할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롱이가 소풍을 떠나고, 항상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임보(임시보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시츄를 임보 중에 있으며 ‘고마워펫’ 공방 마스코트가 되었답니다.
양모 펠트를 접하기 전이였다면 저는 머릿속으로만 임보를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양모 펠트를 시작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생겨서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후 이벤트로 유기견 입양하시는 분들에게 양모 펠트 인형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답니다.
매일매일, 주문 제작으로 맡겨 주신 양모 펠트 아가를 보시고 좋아해 주실 때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우리 아가들, 내 수명을 나눠주고 싶은 우리 반려동물들 추억으로 만들려고 했던 취미가 이제 직업이 되면서 저희 아이를 더 사랑하고 저와 같이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 발전하여 실제 아가와 더 똑같이 만들 수 있는 반려인들의 기억을 정성껏 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