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기다리는 유기동물 초상화를 그려드려요
[hey, art!]는 반려동물을 주제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인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술인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는 당신, 반려동물에게 영감을 받아 인형을 만드는 여러분들이 바로 [hey, art!]의 주인공입니다.



안녕하세요. <시수>라는 이름으로 반려동물을 한 폭의 명화로 남기고 있는 양지수라고 합니다.
자동차 디자인학과를 졸업해 관련 업계에서 일을 막 배워 나가던 저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어 프리랜서로 전향을 결정했습니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가리지 않고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잡히는 대로 그림 그리는 재주를 살려 과외, 외주 등을 바쁘게 진행했고 현재는 학교와 청소년 센터 등에 출강을 나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겨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관련된 주제로 다양한 컨셉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다루다 보니 끊임없이 재미있는 상상이 머릿속에 펼쳐졌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공상과 이야기가 쉼 없이 오고 갑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제 감정과 관점으로 좋아하는 대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그 흔적들을 그림으로 남겨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것이 제가 현재 가고자 하는 길입니다. <시수>라는 자아가 성장할 때마다 그 내용을 작업물에도 반영시켜 한 단계씩 더 발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이들의 반려동물을 고전 명화 속 주인공으로 담고 있지만 이전 여름엔 그들을 상큼한 아이스크림으로 표현했고, 앞으로도 한 가지 스타일에 고여 있지 않고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싶습니다. 이제 막 시작인 제 여정을 흥미롭게 봐주시는 분들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저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것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주제를 다루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내에 반려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전, 제가 어린 아이였을 때 우리 가족은 ‘하늘’이라는 강아지와 함께했습니다. 여러 차례의 파양 후 우리에게 와준 하늘이를 가족 구성원 모두가 넘치게 사랑했지만, 그 사랑 표현이 하늘이에게 온전히 닿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늘이가 우리의 말과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하고 궁금해하던 것에 비해 우리는 하늘이가 보내오는 다양한 신호를 깊게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늘이가 별이 된 후에야 그의 시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앞세워 개라는 동물에 대해 더 자세히 공부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게 됐습니다. 그 후, 늦었지만 꾸준히 관련된 정보와 경험을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조금씩 개라는 동물에 대해 알아가게 될 때마다 ‘아 그때 하늘이는 많이 답답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매체와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상황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은 빛보다 그림자가 크다고 느껴집니다. 인간과 반려동물이 서로의 환경에 맞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비슷한 뜻을 가진 분들과 함께 끊임없이 공부하고 공유하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그것의 시작점으로 가족을 기다리는 유기 동물들의 초상화를 무상으로 제작하여 SNS에 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으로서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과 반려동물 문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지가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며 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 한 명의 보호자이기도 한 제 작업물과 생각 조각들이 SNS라는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공감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요즘입니다. 꾸준히 성장해 더 많은 분들께 가끔은 위로가 되고 도움을 건넬 수도 있는 편안한 쉼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