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견 출신의 잔망 비글 모카와 뉴로 작은 관심과 따뜻한 손길로 성사된 해외 입양기

실험견 출신의 잔망 비글 모카와 뉴로
작은 관심과 따뜻한 손길로
성사된 해외 입양기

WRITER 전민영

독자여러분 지난달 <헤이마리> 1월호에서 소개해드린 쏠라씨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도그어스플래닛과 전현무 무스키아의 유기견 돕기 프로젝트는 그 이후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제2, 제3의 무탈이를 구조하고, 보호하고, 또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그어스플래닛의 많은 노력은 지금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극적으로 입양에 성공한 스토리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바로 잔망스런 매력의 비글 두 마리, 모카와 뉴로입니다. 모카는 인도의 한 실험실에서 구조된 실험견 출신의 비글입니다. 실험실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은 모카는 곧장 새로운 가족을 만났지만, 실험의 후유증인지, 종양과 관절염에 시달렸고 이내 인도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한국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몇 번의 임시보호와 쉼터를 거쳐 도그어스플래닛을 만나 훈련사와 함께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뉴로 역시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한다는 이유로 실험견으로 이용된 비글 중 한 마리였습니다. 뉴로도 모카와 마찬가지로 긴 세월 동안 인간의 이기심때문에 고통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아이입니다. 모카보다는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사람 곁을 선뜻 떠나지 않고 머무는 모습에서 뉴로도 사람의 손길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두 마리의 비글은 도그어스플래닛에서 차차 적응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뉴로는 실험실에서 구조된지 얼마되지 않아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사람을 조금 무서워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했지만, 다가오는 법을 모르는 듯한 모습에 훈련사들은 꾸준히 노력했고, 훈련사들의 노력과 배려로 조금씩 천천히 사람 손에 다가오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모카는 변함없이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랐습니다. 낯선 사람도 반겨주는 다정한 성격의 모카는 사람의 손길을 무척 좋아해 훈련사와의 놀이시간에도 순번을 기다리며 자신을 쓰다듬어주는 것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두 비글은 도그어스플래닛의 도움으로 평온한 일상을 보내기 시작했는데요, 가끔 웃지 못할 짠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두 비글 친구들은 실험실에 오랫동안 갇혀있었던 탓에 친구들이랑 같이 뛰어놀아본 경험이 없어서 노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훈련사들은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것을 느껴 두 비글에게 사회성을 어떻게 길러주면 좋을지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글 특유의 밝고 명랑함이 있었기에 두 비글은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에게 금방 적응하고, 훈련사 선생님들과도 같이 뛰고 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카와 뉴로를 처음 만날 날도 훈련사들에겐 특별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저녁 늦게 도착했던 두 녀석들은 넓은 잔디 광장이 신기하고 즐거웠는지 한참을 뛰고 놀아 저녁 밥을 챙겨주려던 훈련사들도 결국 함께 뛰어 놀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카에게는 안타까운 점이 있었는데요. 도그어스플래닛은 보호할 아이들을 데려오면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 필수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 다행히 뉴로는 별다른 질병이 없었지만 모카에게 암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노견이었던 모카는 수술이나 특별한 치료를 하기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도록 버티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렇게 암 투병을 하던 중 모카를 호스피스 하길 원하는 미국의 한 가정이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에라도 보호소 친구들이 아닌 가족을 만나 가족의 사랑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과 따뜻한 가정의 품에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먼 외국으로 입양이 결정되었습니다. 동시에 뉴로도 미국의 한 가정집으로의 입양이 결정되었습니다.

두 비글 친구들은 실험견으로 오랫동안 고통받았지만, 도그어스플래닛의 보호와 관심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 평화는 아닐지언정, 외로운 끝은 아닐 것입니다. 현재 실험견 대부분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모카와 뉴로를 지키기 위해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작은 관심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유기견들은 구조 전에도 구조 후에도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유기견에게 가장 필요한 관심은 입양입니다. 길잃은 아이들의 가족이 되어주길 희망하시는 분들은 <헤이마리> 혹은 <도그어스플래닛>으로 언제든 연락 부탁드립니다!

오랫동안 함께하기 위해서가 아닌, 가장 뜻깊은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이루어지는 입양이 바로 호스피스 입양입니다. 오랜 세월 함께한 반려견이 늙거나, 병이 들면 혹자는 ‘가족’을 버리기도 하지만, 호스피스 입양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마지막을 외롭지 않게 지켜줍니다. 작은 생명의 끝이 외롭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 호스피스 입양을 결정하게 만듭니다. 이후 두 녀석들은 외국으로 입양이 확정되고 먼 외국으로 나가는 공항에서도 의젓하게 켄넬 안에서 잘 기다려주는 모습에 훈련사들의 마음이 더욱 짠하게 울렸다고 합니다.

란다

  • 수컷(중성화 완료)
  • 믹스
  • 2017년생 추정

다솜

  • 암컷(중성화 완료)
  • 믹스
  • 2018년생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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