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살리는 튀르키예 착한 자판기
유기견 살리는
튀르키예 착한 자판기
환경도 지키고 유기견도 지켜요
WRITER 최영은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 공원에는 거대한 기계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기계에 다 쓴 페트병이나 빈 캔을 버립니다. 이 기계는 무엇일까요? YTN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이 기계는 ‘착한 자판기’로불리고 있습니다. 어떤 착한 일을 하는 것일까요? 바로 빈 병을 넣으면 사료가 나오고, 그 사료는 그곳의 길거리 개들이 먹습니다.
이 기계에 넣을 수 있는 것들은 병이나 캔, 플라스틱과 같은 재활용 쓰레기입니다. 재활용 쓰레기가 길거리 개들의 허기를 채워줍니다. 해당 시청 담당자에 따르면 ‘착한 자판기’가 설치되기 전, 거리 동물들이 쓰레기를 뒤졌지만 이제는 기계에서 나오는 사료를 먹고 있습니다. 덕분에 쓰레기통 주변이 깨끗해지는 긍정적인 결과가 생겼습니다.
YTN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이스탄불에만 개와 고양이 등 떠돌이 동물이 무려 15만 마리에 달해 골치를 앓았고, 길거리를 헤매다 굶어 죽는 동물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착한 자판기가 등장한 셈입니다. 이 기계 설치 후 거리 개의 사망률이 10~12% 감소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는 또 있었습니다. 바로 공공장소의 쓰레기 문제입니다. 그동안 튀르키예에서는 분리수거가 잘 이뤄지지 않아 공공장소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착한 자판기’에 분리수거를 하면서 거리 동물의 먹거리와 함께 쓰레기 문제까지 해결되는 효과를 보게 됐습니다.
국내에는 거리의 개 보다는 길고양이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이른바 ‘캣맘’이나 ‘캣대디’와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료를 일정한 곳에 주게되면 그 곳을 중심으로 개체수가 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사료로 인해 배고픔이 사라진다면 주변 환경은 조금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요? 박멸보다는 공생을 택한 튀르키예의 착한 자판기가 부러워지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