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귀엽기만 한게 아니야! 혀내밈증후군(HTS)

EDITOR 손유빈

동네에 산책을 나온 강아지들의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있으신가요? 같은 종의 강아지라도 모두 똑같이 생기진 않았답니다. 같은 포메라니안이라도 누구는 눈이 조금 작고, 누구는 코가 조금 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랜시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강아지도 있는 반면, 멀리서 보더라도 바로 알 수 있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강아지들도 있어요. 바로 혀를 ‘메롱’하고 내밀고 있는 강아지예요. 분명히 지나가다가 또는 SNS를 통해서 등 한번쯤은 혀를 내밀고 있는 강아지를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특히 SNS에는 귀엽게 마중 나온 혀 때문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강아지 스타도 여럿 볼 수 있습니다. 또는 나이를 지긋이 먹은 노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어린 강아지도 혀가 나와있을 수 있고, 귀엽게 인사하는 혀가 강아지의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 기사에선 혀내밈증후군(HTS: Hanging tongue syndrome)에 대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혀내밈증후군이란, 말 그대로 강아지가 혀를 입 안에 넣지 못하고 항상 입 밖으로 내밀고 있는 질환을 말합니다. 혀내밈증후군의 발생 원인은 크게 선천/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선천적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에는 강아지의 외형적 구강구조 때문에 발생합니다. 강아지의 코와 주둥이 부분을 ‘머즐’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짧은 경우, 혀가 입 안에 모두 들어가지 못해 입 밖으로 삐져나오게 되기도 합니다. 또는 짧은 구강구조가 선천적 부정교합으로 이어져 혀내밈증후군이 발생되며 부정교합은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부정교합을 비롯한 HTS의 후천적 요인으로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구강구조 변화 또는 신경 손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혀내밈증후군은 강아지의 매력포인트로 꼽힐만큼 심각한 질환은 아닙니다.그럼에도 혀내밈증후군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이를 방치할 경우 큰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강아지에게 혀는 체온 조절과 수분 손실 방지의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혀가 상시 외부에 노출되어 있으면 이러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혀가 입 속에 들어가지 않아 건조해지면 딱딱하게 마르거나 심한 경우 탈수 증상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혀가 항상 입 밖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이나 위생에 취약하여 외상이나 감염, 염증 발생률이 증가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철엔 동상의 위험이 발생하고, 더운 여름날에는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나와있는 혀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음식 섭취를 제대로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심한 경우 혀에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니 견주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 이와 관련한 에디터(기자/필자)의 경험을 간단히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에디터가 반려하고 있는 강아지도 혀내밈증후군을 앓고 있는 말티즈입니다. 어릴 적부터 나와있는 혀 때문에 동물병원에 몇차례 방문하였지만 ‘강아지가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여러차례 받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겨울, 강아지의 삐져나온 작은 혀 위의 노란 딱지를 발견했습니다. 외부 온도가 낮아지고, 건조해져서 생긴 딱지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연고를 발라준다고 하더라도 다 먹어버리기 때문에 연고 대신 식용오일을 처방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오일을 열심히 발라주어도 추운 날씨 탓에 쉽게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따뜻한 봄이 되어서야 혀의 상태가 돌아왔습니다. 이처럼 귀엽다는 이유로, 큰 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혀내밈증후군을 방치하면 강아지에겐 큰 고통이 수반될 수 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혀내밈증후군을 어떻게 관리해주어야 할까요? 강아지가 혀를 계속 내밀고 있다면 우선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치료가 필요한 혀내밈증후군인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대개 혀내밈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를 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혀에 생긴 종양으로 인해 혀를 입에 넣기 어렵다면 종양을 제거해주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전자의 경우, 앞서 소개한 외상과 감염의 위험성을 최대한 줄여주는 견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음수량을 늘려주어 혀를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혀내밈증후군으로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강아지의 경우에는 부드러운 음식을 주어 그 불편함을 최소화해줄 수 있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 혀내밈증후군도 이렇게나 위험할 수 있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혀내밈증후군을 앓고 있는 강아지를 단순히 귀여워하며, 혀내밈증후군을 앓는 강아지의 견주 조차 이 질환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혀내밈증후군을 가진 강아지는 생후 6개월이라도 혀를 내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견주들은 산책 시에 나뭇가지의 요철로 인한 상처와 강아지가 먹어선 안될 음식물이 닿는 경우에도 주의해야합니다. 미용 시에도, 미용 시작 전 미용사에게 삐져나온 혀의 존재를 정확히 고지하고 주의를 부탁드려야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합니다.

빼꼼! 마중나온 작은 혀를 마냥 귀여워만 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 이번 헤이마리 기사를 통해 혀내밈증후군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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