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구해준 소방관을 간택한 고양이 엔카즈

희망의 상징이 된 엔카즈의 치유 스토리

WRITER 최영은

지난 2월, 튀르키예에 강진이 일어났죠.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와중에 때로는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사람들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사이에서 감동적인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바로 지진 발생 129시간 만에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이야기입니다.

튀르키예 동부 마르딘 광역지자체 소방서 소속의 알리 카카스 소방관은 지진 발생 129시간 만에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얼룩 모양의 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소방관은 계속해서 생존자 수색을 이어갔는데요. 이 고양이가 계속해서 카카스를 따라다니며 곁을 떠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소방관들은 그 고양이를 마스코트로 삼고 ‘엔카즈’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주인을 찾기 전까지 자신들이 돌봐 주기로 했죠. 엔카즈는 계속해서 카카스의 주변을 맴돌고 급기야 어깨에 올라가는 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스는 이런 엔카즈의 모습을 촬영했고, 카카스의 곁을 떠나지 않는 엔카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며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을 비롯한 수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이 고양이는 어떻게 됐을까요. 안타깝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집사가 생겼죠. 새로운 집사는 바로 자신이 간택한 카카스 소방관입니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카카스는 강진에 의해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엔카즈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카카스는 “집에 도착한 날부터 우울해 보였다. 동물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카카스의 SNS에는 엔카즈와 함께하는 일상이 업로드 중입니다. 침대에서 함께 잠을 자는 등 엔카즈는 많이 평온해 보이는데요. 이런 새로운 삶을 얻은 것은 엔카즈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카카스 역시 지진 구조 활동 중 본 참혹한 현장에 대한 트라우마를 엔카즈로 인해 극복 중이라고 합니다.

치유의 힘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지진 발생 129시간 만에 구조되어 희망의 상징이 된 엔카즈가 카카스에게는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있으니까요. 카카스와 엔카즈가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행복한 일상으로 하루 빨리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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