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에 렛서 한 스푼!

치명적인 턱수염의 소유자 ‘장꾸’ 렛서를 소개합니다.
SNS 강아지 스타를 소개합니다. <헤이마리> 8월호의 SNS 스타는 바로 ‘렛서’입니다. 길가에 짧은 줄에 묶여 있던 영상으로 화제가 되었던 주인공입니다. 현재는 아낌없는 사랑을 주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 보호자와 함께 행복한 견생을 보내고 있다는 렛서! 그럼, 팔로워 약 2.4만 명의 SNS 스타 강아지 렛서를 만나볼까요?
WRITER 최별희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인공, 렛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견생 6개월 차 렛서입니다. 렛서는 시츄와 믹스가 섞인 믹스견 남아고요. 지금은 결혼 3년 차인 30대 부부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습니다.
첫 만남이 특별하죠. 그때 이야기를 자세히 알려줄 수 있나요? 남편과 약속이 있던 날이었어요. 평소에는 차를 타고 나가는데 그날따라 남편하고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 앞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렇게 남편과 약속 장소에서 만났는데 남편이 오는 길에 길가에 묶인 강아지를 보고 영상을 찍은 거예요. 남편이 저를 만나자마자 강아지 영상을 보여줬어요. 너무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그날 영상을 10번은 넘게 봤는데, 보다 보니까 옆에 판매한다는 문구가 보이더라고요. 마침 다음날도 남편이 쉬는 날 이어서 낮에 다시 그 장소에 가봤고, 판매하던 할아버지께 말씀드려 강아지를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보호자님이 바라본 렛서의 성격과 매력 포인트는? 렛서는 정말 사랑둥이예요. 사람도 좋아하고 강아지도 좋아해요. 특히나 여러 명의 사람이 집에 놀러 오거나 산책하다가 예쁘다고 다가오면 공평하게 한 명씩 다 돌아가면서 인사해 준답니다! 성격도 워낙 순해서 예쁨 받고 싶으면 앞에 가서 착! 앉아서 기다려요. 아무 곳에서나 앉고 엎드리면서 지나가는 강아지나 사람들을 기다린답니다. 그리고 저희가 출근하면 바로 창문으로 가서 저희가 가는 뒷모습을 보고 배웅해 주고, 저희가 집에 오는 시간이면 창문으로 보고 있다가 현관으로 달려와 마중해 준답니다.
렛서와 가족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게 지내나요? 초보 보호자로서 어려운 점은 없나요? 렛서를 처음 데려온 날, 렛서가 밖에서 자라던 아이라 너무 더러워서 안 씻길 수가 없었어요. 원래 강아지를 처음 데려온 날 씻기지 않는 게 좋다고 배웠는데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렛서가 물도 싫어하고 목욕도 무서워해요. 하지만 목욕은 앞으로 주기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이기에, 물이랑 친해지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같이 물놀이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매일 물에 발 담그기 연습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너무 어렵네요.
렛서의 일상을 SNS에 기록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사진과 영상에 관심이 많아서 연애할 때부터 많이 찍었어요. 렛서를 데려온 후에도 사진과 영상을 진짜 많이 찍었는데 뭔가 정리된 내용 없이 사진과 영상이 섞여서 쌓여만 가니까 나중에 찾아보기도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렛서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면서 이름도 알아듣고, 개인기도 하기 시작했는데, 마치 우리와 렛서만의 하나의 이야기가 생기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따로 기록을 해 둬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호자님과 렛서가 시작한 서로 동반 성장하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렛서를 데려오고 일주일이 되었을 때 이갈이가 시작되었어요. 한편으로는 집에 적응을 많이 한 것 같아 다행스러웠지만 렛서가 아직 무는 정도를 몰라서 둘이 매일 피가 날 정도로 물리기 일쑤였죠. 그래서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 교육에서 레슨을 받기로 했어요. 카밍시그널이라는 강아지 행동의 의미를 배우고, 실제로 렛서의 표정, 몸짓, 행동을 보며 렛서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어요. 렛서의 언어를 제가 배우는 거죠. 그리고 렛서에게 우리의 의견을 표현하는 법도 배웠어요. 앉아, 하우스 같은 강아지 예절을 가르치면서 렛서에게 저희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가르쳐주는 거죠. 사람과 강아지는 말이 통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저희는 강아지의 언어를 배우고, 렛서는 사람의 언어를 배우는 것. 그게 저는 서로가 서로를 교육하는 동반 성장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함께 하는 매일매일 행복하겠지만, 그중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산책하다가 공원에서 길고양이를 만난 적이 있어요. 고양이가 렛서를 엄청 경계하더라고요. 꼬리를 바짝 세우고 냥냥펀치를 날릴 기세로 째려보고 있는데 렛서도 무서운 기운을 감지했는지 남편 발 뒤로 뛰어가 숨더라고요. 남편 발에 몸을 바짝 붙이고 왕왕! 짖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우면서도 렛서가 우리를 진짜 보호자라고 생각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기쁘고 감동이었어요.
반대로 렛서와 함께하면서 가장 슬펐던 순간이 있나요? 렛서를 데려오고 둘 다 출근했던 첫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렛서가 혼자서 집에 있는 게 처음이라 마음이 안 좋고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집을 나오고 바로 홈카메라로 렛서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순하고 조용한 렛서가 낑낑대고 울어서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오후 반차를 쓰고 집에 올 예정이었는데, 정말 출근길에 이렇게 회사 가기 싫었던 건 처음이었어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답니다. 다행히 다음날부터는 저희가 금방 돌아온다는 걸 알았는지 울지 않아서, 저렇게 우는 모습은 그날 딱 하루였지만 너무 속상해서 잊히지 않네요.
렛서의 랜선 보호자들이 많죠. 보면 어떤 기분인가요? 저랑 남편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평소에 강아지를 너무 키우고 싶었고, 렛서를 만난 게 운명 같아서 데려온건데 많은 분이 따뜻한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너무 행복하고 감개무량합니다. 댓글이나 디엠으로도 ‘복받으세요’, ‘렛서와 행복하세요!’와 같은 말씀을 많이 해 주시는데, 이렇게 많은 분에게 좋은 말을 들어본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그 마음에 정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렛서를 더 예쁘고 건강하게 키워야지’, ‘렛서의 다양한 모습들 많이 보여드려야지’라는 생각으로 저 또한 하루하루 알차게 살게 되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정말 렛서를 예뻐 해주시는 모든 분께 너무 감사해요.
렛서와 함께 가보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렛서랑 계곡에 가보고 싶어요. 계곡은 산도 있고 물도 있잖아요. 렛서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요. 같이 숲 속을 걸으며 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도 들려주고, 앉아서 같이 쉬기도 하고 자연에서 같이 편안한 시간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렛서를 위해 ‘열공’중이신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요? 처음 렛서를 데려오고 하루 이틀이 지나도 짖지 않길래 얌전해서 너무 순하고,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렛서를 데려오고 2~3일 후에 우연히 <대지진>이라는 중국영화를 봤어요. 영화에서 엄마랑 떨어진 7살 여자아이가 낯선 곳에 입양되고, 입양된 곳에서 적응하며 성장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순간 저 여자 아이가 우리 렛서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어나서 자라던 곳이 없어지고, 부모님과 떨어진 충격에 말을 못 하는 아이. 아이를 마냥 귀여워하는데 왜 말을 안 하는지 걱정되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양부모. 아이는 자라면서 양부모에게 마음을 열고 잘 성장하지만, 친부모와 떨어진 상처는 어른이 되어도 완전히 아물지는 않더라고요. 이 영화를 보고나서 렛서를 처음 데려온 날 찍은 영상을 다시 봤는데요. 처음에는 귀엽고 얌전하게만 보였던 렛서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렛서는 엄청 긴장하고 떨려하는 것 같았어요. 그때 진짜 마음이 안 좋았어요. 렛서의 얌전한 모습과 짖지 않았던 모습들이 나만의 시선으로 내가 잘못 봤구나, 실제로 렛서는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힘들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로 렛서가 어떻게 느낄지, 생각할지, 저희 기준이 아닌 렛서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렛서에게 어떤 보호자가 되고 싶은가요? 자랑하고 싶은 보호자가 되고 싶어요. 렛서가 산책할 때나 애견 카페를 갔을 때나 다른 곳에서 강아지를 만났을 때 다른 강아지에게 ‘이분들이 내 반려인이야! 우리 보호자 완전 최고야!’라고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는 어디 가면 ‘렛서가 내 강아지야! 완전 착하고 예쁘고 귀엽고, 대박이야’라고 자랑한답니다.
렛서가 말을 할 수 있다면, 딱 한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할 것 같나요? 아… 생각만 해도 너무 울컥하는데요. 렛서가 한마디 할 수 있다면 ‘나 행복해’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원해서, 책임진다고 렛서를 난생처음 보는 곳으로 데려왔는데 불행하면 안 되잖아요. 저는 진심으로 렛서가 저희와 함께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렛서와 앞으로 해보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강아지는 생애주기가 사람보다 훨씬 짧잖아요. 2살만 되면 성견으로 볼 만큼 정말 하루하루 폭풍 성장을 하고 있는데요. 어릴 때의 행복한 기억과 추억들이 강아지의 성격에도 영향을 많이 주고,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시간도 퍼피, 주니어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큰 목표는 없고, 얼마 남지 않은 강아지 시기 동안 하루하루 재밌고 다양한 경험, 사람과 함께 살면서 꼭 필요한 예절 등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보 보호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실제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분에게 디엠을 받은 적이 있어요. 렛서가 분리불안도 없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데 본인도 강아지를 데려오면 이렇게 키울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보호자가 강아지를 이해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랑 남편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니예요. 다만 렛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렛서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있을 뿐입니다. 사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성격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달라서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강아지는 대화가 안 통하니 더 어렵고 초보라서 가끔 실수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힘내세요! 포기하지 않고 항상 강아지를 생각해 주신다면 강아지도 보호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헤이마리>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헤이마리> 독자 여러분! 렛서의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강아지를 데려오면서 시작된 저희의 이야기는 아직 서막에 불과합니다. 렛서가 퍼피에서 주니어가 되고, 성견, 노견이 될 때까지 저희는 렛서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줄 생각입니다. 평범했던 저희의 일상이 ‘렛서’라는 존재로 인해 180도 바뀌어 조금은 피곤하지만 매우 행복한 삶이 되었는데요. 렛서의 이야기는 여러분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으니 세상 모든 댕댕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렛서도 많이 예뻐해 주시고, <헤이마리>도 사랑해 주세요. 감사합니다!